7화 — 레몬주스 한 모금
엘리시아가 열다섯 살이 되던 해, 로젠 치킨은 더 이상 노점이 아니었다.
영지의 중심 도시 로젠베르크, 분수 광장 모퉁이의 2층 석조 건물. 1층에는 길쭉한 나무 식탁 열두 개가, 2층에는 귀족 손님을 위한 작은 방 세 개가 있었다. 간판의 장미는 금박으로 다시 칠해졌고, 문 옆에는 배달 기사단의 말 여섯 마리가 나란히 매여 있었다.
메뉴도 늘었다. 기본 '로젠 프라이드', 꿀과 고추를 졸여 바른 '붉은 장미', 마늘 간장 소스의 '북부식'. 그리고 엘리시아가 고집해서 넣은 음료 하나. 남부에서 들여온 레몬을 짜서 꿀물에 탄, '로젠 레몬주스'.
"치킨에는 시원하고 새콤한 게 있어야 해."
전생에서는 콜라였다. 이 세계에는 콜라가 없으니, 레몬주스로 대신했다. 비싼 남부 레몬 때문에 마진은 거의 남지 않았지만, 엘리시아는 그 메뉴만큼은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늦가을 오후였다. 점심 손님이 빠지고 저녁 장사 준비로 한가한 시간. 엘리시아는 2층 사무실에서 클라리스와 장부를 맞추고 있었다.
덜컹, 덜컹.
창밖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내려다보니 분수 광장으로 마차 한 대가 들어오고 있었다. 아니, 마차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다. 바퀴 하나가 비뚤어진 낡은 짐수레에 누더기 같은 천막을 씌운 것이었다. 그것을 끄는 말은 갈비뼈가 드러날 만큼 말라 있었다.
수레가 로젠 치킨 앞에서 멈췄다. 마부석에서 한 노인이 내려섰다. 일흔은 넘어 보였다. 허리가 굽고, 손이 떨리고, 해진 외투는 먼지를 뒤집어써 원래 색을 알 수 없었다. 노인은 천막을 걷고 안으로 손을 뻗었다.
"여보, 다 왔어. 여기가 거기야."
천막 안에서 한 노부인이 노인의 부축을 받으며 내려왔다. 엘리시아는 숨을 멈췄다. 노부인은 깃털처럼 가벼워 보였다. 얼굴은 밀랍처럼 창백했고, 숨을 쉴 때마다 어깨가 힘겹게 들썩였다. 노인은 아내를 거의 안다시피 해서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엘리시아는 저도 모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종업원 한나가 당황한 얼굴로 노부부를 맞이하고 있었다. 노인은 모자를 벗어 가슴에 대고, 몇 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저기, 여기가 로젠 치킨 맞습니까? 공작님 댁 아가씨가 하신다는, 그 바삭한 닭."
"네, 맞습니다. 어서 오세요."
"아이고, 다행이다. 다행이야." 노인이 아내를 돌아보았다. "여보, 들었지? 여기 맞대."
노부인이 희미하게 웃었다.
엘리시아는 한나에게 눈짓해 창가의 가장 햇볕 잘 드는 자리로 안내하게 했다. 그리고 의자에 두꺼운 방석을 두 겹 깔았다. 노인은 아내를 의자에 앉히고, 자기 외투를 벗어 그녀의 무릎에 덮어 주었다.
"어디서 오셨어요?" 엘리시아가 물었다.
노인은 그녀의 옷차림을 보고 화들짝 놀라 일어나려 했다. 엘리시아가 손을 저어 말렸다.
"그냥 앉아 계세요. 여기선 제가 주인이에요."
"아, 아가씨께서 직접…… 저희는 서쪽 끝 갈대 마을에서 왔습니다요."
갈대 마을. 엘리시아는 머릿속으로 지도를 그렸다. 영지의 서쪽 경계, 늪지대 너머. 배달 기사단의 말로도 이틀은 걸리는 거리였다. 저 낡은 수레로는……
"닷새 걸렸습니다." 노인이 쑥스러운 듯 웃었다. "이 사람이, 평생 맛있는 걸 못 먹어 봤습니다. 시집와서 고생만 하고. 그런데 지나가는 장사꾼이 그러더군요. 로젠베르크에 가면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닭이 있다고. 그 얘기를 듣더니 이 사람이 처음으로 먹고 싶은 게 생겼다고 해서요."
노인은 아내의 손을 꼭 쥐었다. 앙상한 손이었다.
"의원이 그러는데, 겨울을 넘기기 어렵답니다. 그래서 왔습니다. 늦기 전에."
엘리시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목구멍에 무언가가 걸린 것 같았다.
"……뭘 드릴까요?"
노인은 벽에 걸린 메뉴판을 한참 올려다보았다. 글을 읽지 못하는 것 같았다. 엘리시아가 하나씩 읽어 주자, 노인은 아내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노부인이 아주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제일 기본인 걸로 주십시오. 장사꾼이 말한 그 바삭한 거. 그리고……" 노인이 메뉴판의 그림 하나를 가리켰다. 노란 열매가 그려진 그림이었다. "이 사람이 저게 뭐냐고 묻습니다. 노란 거."
"레몬주스예요. 남쪽 지방 과일로 만든 새콤달콤한 음료."
"그것도 하나 주십시오."
엘리시아는 직접 주방으로 들어갔다. 마르타의 제자인 주방장에게 주문을 전하고, 한 마리를 통째로, 제일 좋은 닭으로, 가장 정성껏 튀겨 달라고 했다. 그리고 레몬주스는 자기 손으로 만들었다. 레몬을 짜고, 꿀을 넉넉히 넣고, 우물물로 차갑게 식혀서.
유리잔에 담긴 노란 주스를 들고 나왔을 때, 노부인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늦가을의 금빛 햇살이 그녀의 하얀 머리카락 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주스 먼저 나왔어요. 치킨은 금방 나와요."
노인이 잔을 받아 아내의 손에 쥐여 주었다. 노부인의 손이 떨려서, 노인이 그 손을 함께 감싸 쥐었다. 두 사람은 함께 잔을 기울였다.
한 모금.
노부인의 눈이 커졌다. 그리고 그 창백한 얼굴에, 마치 꽃이 피듯 웃음이 번졌다. 주름이 깊게 패도록, 이가 몇 개 남지 않은 입을 활짝 벌리고. 열일곱 살 처녀처럼.
"여보." 노부인이 말했다. 오늘 처음 들은, 또렷한 목소리였다. "이거, 정말 맛있네."
"그래? 그렇게 맛있어?"
"응. 새콤하고, 달고…… 꼭 봄 같아."
노부인은 한 모금을 더 마셨다. 그리고 또 웃었다. 노인도 따라 웃었다. 엘리시아는 그 모습을 보며 조용히 뒤로 물러났다. 이 순간은 두 사람의 것이었다.
잠시 후, 한나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접시를 들고 나왔다. 황금빛으로 튀겨진 치킨 한 마리가 바삭한 소리를 내며 기름을 반짝이고 있었다.
"주문하신 치킨 나왔습니다!"
노인이 고개를 돌렸다. 한나의 손에 들린 접시를 보았다. 그의 얼굴에 아이 같은 기쁨이 떠올랐다.
"여보, 봐! 나왔어! 이게 그 닭이야, 그……"
노인이 아내를 돌아보았다.
노부인은 의자에 기댄 채, 창밖을 향해 고개를 살짝 기울이고 있었다. 입가에는 아직 웃음이 남아 있었다. 손에는 반쯤 남은 레몬주스 잔이 쥐어져 있었다. 금빛 햇살이 여전히 그녀의 머리 위에 내려앉아 있었다.
잠든 것처럼 보였다.
"여보?"
대답이 없었다.
"여보, 닭 나왔어. 일어나 봐. 당신 이거 먹으려고 닷새를 왔잖아."
노인이 아내의 어깨를 흔들었다. 노부인의 손에서 유리잔이 미끄러졌다. 엘리시아가 반사적으로 뛰어들어 잔을 받았다. 차가운 레몬주스가 그녀의 손등에 쏟아졌다.
노부인의 손은, 이미 식어 가고 있었다.
"여보…… 여보……"
노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무너졌다.
"아이고, 여보…… 아직 닭도 안 먹었잖아…… 이거 먹으려고 왔잖아…… 한 입만, 한 입만 먹고 가지……"
노인은 아내의 무릎에 얼굴을 묻고 울었다. 짐승처럼, 아이처럼, 세상이 무너진 사람처럼. 가게 안의 모든 사람이 움직임을 멈췄다. 한나는 접시를 든 채 굳어 있었다. 주방에서 기름 끓는 소리만이 무심하게 들려왔다.
엘리시아는 레몬주스에 젖은 손으로 노인의 등을 감쌌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이 울음을. 열 살 때, 그리고 열네 살 때, 병원 복도에서 그녀 자신이 울었던 울음이었다.
테이블 위에서, 아무도 손대지 않은 치킨이 천천히 식어 갔다.
엘리시아는 공작가의 이름으로 노부인의 장례를 치러 주었다. 노인은 끝까지 사양했지만, 엘리시아는 듣지 않았다. 관 속의 노부인은 여전히 희미하게 웃고 있었다. 노인은 관 위에 레몬 한 알을 올려놓았다.
장례가 끝나고, 노인은 낡은 수레를 끌고 갈대 마을로 돌아갔다. 엘리시아는 배달 기사 둘을 붙여 집까지 바래다주게 했다.
노인의 이름은 오토라고 했다. 부인의 이름은 마리.
그날 밤, 엘리시아는 사무실에 혼자 앉아 메뉴판을 오래 바라보았다. 그리고 레몬주스 옆에 작은 글씨로 한 줄을 덧붙였다.
'마리의 레몬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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