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님, 이 상품은 중도 해지하시면 약정 이율의 절반만 적용됩니다." 오늘만 열네 번째로 한 말이었다. 서윤희는 입꼬리를 정확히 2밀리미터만큼 올린 채 창구 너머 중년 남자에게 해지 신청서를 내밀었다. 남자는 투덜거리며 서명했고, 윤희는 도장을 찍었다. 쾅. 그 소리가 하루를 마감하는 종소리처럼 들렸다. 입행 8년 차. 스물여섯. 동기들은 그녀를 '서 계산기'라고 불렀다. 칭찬인지 놀림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