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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이 집, 곧 망합니다.

6화 — 배달은 천천히

조회 4 약 6분

"공작가 딸이 장사를 한다고?"

소문은 영지 시장에 순식간에 퍼졌다. 귀족이 장사를 하는 것은 천박한 일이었다. 그것도 공작가의 아가씨가, 시장 한복판에 노점을 차리고 닭을 튀긴다니. 사람들은 구경 삼아 모여들었다. 비웃으러 온 사람이 절반, 호기심에 온 사람이 절반이었다.

노점의 나무 간판에는 장미 한 송이와 함께 '로젠 치킨'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클라리스의 디자인이었다. 그 아래에서 마르타가 지휘하는 주방 하녀 셋이 닭을 튀겼고, 엘리시아는 계산대에 앉아 있었다. 공작은 딸을 혼자 시장에 내보낼 수 없다며 기사 둘을 붙였는데, 그중 하나가 또 카이엘이었다.

"너 요즘 나만 따라다니는 것 같은데."

"공작님 명령이야."

"자원했다던데. 기사단장님이 그러셨어."

카이엘은 대답 대신 시선을 하늘로 돌렸다. 귀 끝이 살짝 붉었다.

첫날 아침, 노점 앞은 구경꾼으로 북적였지만 사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기름 냄새를 맡으며 수군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엘리시아는 계산대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일어섰다.

'영업의 기본. 첫 고객이 없으면, 첫 고객을 만든다.'

그녀는 막 튀겨 낸 닭을 작게 잘라 나무 접시에 담았다. 그리고 노점 앞으로 나가, 구경꾼들 사이에서 가장 배고파 보이는 사람을 찾았다. 땀에 젖은 짐꾼 청년이었다.

"아저씨, 이거 공짜야. 맛만 봐."

"고, 공작가 아가씨가 저한테요?"

"응. 대신 맛있으면 크게 말해 줘."

청년은 머뭇거리며 한 조각을 입에 넣었다.

바삭.

그리고 그의 눈이 커졌다.

"마, 맛있다!"

그 외침이 신호탄이 되었다. 엘리시아는 접시를 들고 구경꾼들 사이를 돌았다. 한 조각, 또 한 조각. 바삭거리는 소리가 시장 골목에 퍼질 때마다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정오가 되기 전, 노점 앞에는 줄이 늘어섰다. 해가 지기 전, 준비한 닭 백 마리가 동났다.

그날 밤, 클라리스는 장부를 정리하다가 펜을 떨어뜨렸다.

"엘리…… 첫날 순이익이 금화 여덟 닢이야."

"시식으로 열다섯 마리를 날렸는데도?"

"응."

엘리시아는 장부를 들여다보며 빠르게 계산했다. 하루 금화 여덟 닢. 닭을 늘리고, 노점을 늘리고, 다른 마을로 넓히면. 그녀의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8년간 적금 이자를 계산하던 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즐거움이었다.

'이게 투자 수익률이라는 거구나. 이자 말고.'


한 달 만에 로젠 치킨은 영지의 명물이 되었다. 석 달 만에 노점은 세 곳으로 늘었고, 반년 만에 이웃 마을 상인들이 "우리 마을에도 내 달라"며 찾아왔다.

그리고 엘리시아가 열네 살이 되던 봄,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아가씨, 저택 연회에 치킨 오십 마리를 보내 달라는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옆 영지 자작님 댁에서요."

"가져가면 되잖아."

"말로 반나절 거리입니다. 식으면 맛이 없다고……"

엘리시아는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어디로 향하는지 깨닫는 순간, 가슴 한구석이 서늘해졌다.

배달.

그녀는 그 단어를 오랫동안 입에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계산은 명확했다. 주문은 넘쳐 났다. 멀리 떨어진 귀족 저택, 축제를 여는 마을, 장날의 상인들. 빠른 말과 보온 상자만 있으면, 로젠 치킨의 매출은 두 배, 세 배로 뛸 것이었다.

엘리시아는 일주일을 고민한 끝에 결정을 내렸다. 그리고 공작에게 부탁해 기사단에서 말을 잘 타는 견습 기사 여섯 명을 빌렸다. 카이엘이 가장 먼저 손을 들었다.

'로젠 치킨 배달 기사단'의 첫 회의. 엘리시아는 여섯 소년 앞에 양피지 한 장을 펼쳤다. 맨 위에 큼직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배달 안전 규칙]

  1. 과속 금지. 마을 안에서는 반드시 걸음으로.
  2. 해가 진 뒤에는 등불을 반드시 단다.
  3. 비, 눈, 안개가 심한 날은 배달을 중지한다.
  4. 하루 배달은 여섯 번까지. 그 이상은 금지.
  5. 늦어도 된다. 다치면 안 된다.

견습 기사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아가씨, 배달은 빨라야 하는 거 아닙니까? 치킨이 식잖아요."

"식으면 다시 튀기면 돼."

"비 오는 날 배달을 안 하면 손님들이 화낼 텐데요."

"화내라고 해. 환불해 주면 돼."

"하지만 그러면 손해가……"

"손해는 내가 계산해." 엘리시아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날카로웠다. "너희가 다치는 건 계산이 안 돼."

소년들은 입을 다물었다. 카이엘만이 팔짱을 낀 채, 아무 말 없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달 기사단은 순조롭게 굴러갔다. 소년들은 처음에는 규칙을 답답해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무엇보다 급료가 좋았다. 엘리시아는 배달 한 건마다 수당을 따로 쳐 주었고, 다친 사람에게는 치료비 전액과 쉬는 날의 급료까지 주었다. 전생에서는 '산재 보험'이라고 부르던 것이었다.

그리고 여름의 끝, 폭우가 쏟아지던 밤이었다.

엘리시아는 노점 정리를 마치고 마구간 앞을 지나다가 걸음을 멈췄다. 빗속에서 누군가 말에 안장을 얹고 있었다. 젖은 검은 머리. 카이엘이었다.

"뭐 하는 거야?"

카이엘이 돌아보았다. 빗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강 건너 방앗간 집에서 주문이 왔어. 그 집 할머니 생신이래. 손주가 비 맞으며 직접 와서 부탁했어."

"규칙 3번. 비 오는 날은 배달 중지야."

"알아. 근데 오늘 아니면 의미가 없잖아. 생신은 오늘이니까." 카이엘이 등자에 발을 걸었다. "금방 갔다 올게."

금방 갔다 올게.

그 말이, 엘리시아의 귓가에서 이상하게 울렸다.

'우리 윤희, 아빠 금방 갔다 온다!'

빗소리. 오토바이 헬멧. 열린 가게 문. 그리고 돌아오지 않은 사람.

"안 돼."

엘리시아는 저도 모르게 빗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리고 카이엘의 망토 자락을 두 손으로 움켜쥐었다.

"가지 마."

"엘리시아?"

"가지 말라고!"

목소리가 갈라졌다. 카이엘이 놀라서 말에서 내려섰다. 엘리시아는 망토를 놓지 않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빗물인지 눈물인지 모를 것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할머니 생신은 내일 축하해도 돼. 치킨은 내일 다시 튀기면 돼. 환불해 주고, 사과하고, 내일 두 배로 보내 주면 돼. 근데……" 엘리시아가 숨을 들이켰다. "근데 너는, 다시 튀길 수가 없잖아."

카이엘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배달하다 죽는 사람, 나는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아."

빗소리만 가득했다. 마구간의 말이 불안한 듯 콧김을 뿜었다.

한참 뒤, 카이엘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 자신의 망토를 벗어, 흠뻑 젖은 엘리시아의 머리 위에 덮어 주었다.

"……'다시'라고 했지."

엘리시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누가 그랬는데."

"……말 못 해."

카이엘은 더 묻지 않았다. 그는 말의 안장을 풀어 마구간에 매고, 엘리시아를 저택 처마 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해가 뜨자마자 치킨 두 바구니를 싣고 강 건너 방앗간으로 향했다.

방앗간 할머니는 하루 늦은 생일 선물에 이가 다 빠진 입으로 활짝 웃었다고 했다. 손주는 '하루 늦게 와서 미안하다'며 두 배로 보내 준 공작가 아가씨 이야기를 온 마을에 하고 다녔다.

그날 이후 로젠 치킨 배달 기사단의 규칙판에는, 누군가의 거친 글씨로 한 줄이 더 적혔다.

  1. 모두 무사히 돌아올 것.

엘리시아는 그 글씨가 누구 것인지 묻지 않았다. 대신 그 아래에, 단정한 글씨로 덧붙였다.

— 단장 카이엘. 위 규칙 위반 시 급료 삭감.

다음 날, 규칙판 옆에서 카이엘이 어이없다는 얼굴로 서 있는 것을 기사단 소년들이 목격했다. 그리고 그가 처음으로, 소리 내어 웃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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